본문
- 2026.03.18 | by 배정민
-
196
0
- 2026.03.18 | by 배정민
-
196
0

백반증은 전 세계 인구의 0.5~2%에서 발생하는 후천성 탈색 질환으로, 오랫동안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여겨져 왔습니다.하지만 현재의 치료법으로도 상당수의 환자에서 의미 있는 색소회복을 기대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성공률은 크게 높아집니다. 치료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치료 자체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만 백반증 치료의 핵심은 환자 개개인이 질병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데서 시작합니다.
백반증 치료법 종류와 선택 기준
백반증치료는 연고 도포, 자외선 치료(광선요법), 엑시머 레이저 등을 우선적으로 시행합니다. 칼시뉴린억제제나 스테로이드 연고 같은 도포제는 단독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자외선 치료나 레이저와 병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치료 방법의 가짓수만 보면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치료 성과는 질병 활성도, 백반증 아형, 병변의 위치, 예후인자 등을 얼마나 정밀하게 평가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치료 목표가 다른 활성기와 안정기
백반증 치료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현재 백반이 번지고 있는지 질병의 활성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백반이 새로 생기거나 기존 병변이 커지고 있는 활성기에는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이 시기에 색소회복 치료에만 집중하면 한쪽에서는 색소가 돌아오는데 다른 쪽에서는 새로운 백반이 생기는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으니까요. 때문에 활성기에는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하여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스테로이드를 매일 복용하는 대신 일정 간격으로 소량씩 복용하는 소량 간헐요법(oral mini-pulse therapy)을 사용하는데 약 89%의 환자에서 질병 진행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약 스테로이드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메토트렉세이트나 사이클로스포린이 대안이 됩니다.
반면 백반이 더 이상 번지지 않는 안정기에는 소실된 색소를 회복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가 됩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자외선 치료입니다. 백반증 치료의 근간으로, 모낭 내 잠들어 있던 멜라닌세포 줄기세포를 깨워 피부 표면으로 올라오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치료를 시작하면 백반 부위에 점처럼 작은 색소 반점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모낭에서 멜라닌세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메타분석에 따르면 좁은파장 자외선B(NB-UVB) 치료를 12개월 동안 꾸준히 받았을 때 35.7%의 환자에서 75% 이상의 우수한 색소회복이 관찰되었습니다.
나아가 국소 부위에 높은 에너지를 집중 조사하는 엑시머 레이저는 소범위 백반증에 널리 활용됩니다. 칼시뉴린억제제를 병용하면 레이저 단독 치료 대비 치료 성공률은 약 1.9배 높아집니다. 반대로 병변이 전신에 넓게 퍼져있는 경우에는 전신 자외선 치료가 더 적합하며, 이때도 연고를 꾸준히 사용하면 색소회복 효과가 더욱 높아집니다.
얼굴백반증, 위치에 따라 예후가 다르다
치료 반응은 신체 부위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얼굴은 일반적으로 치료 반응이 가장 좋은 부위이지만, 같은 얼굴이라도 백반이 어디에 생겼느냐에 따라 경과는 달라집니다. 얼굴 백반증은 분포 패턴에 따라 얼굴중앙형(centrofacial), 얼굴전체형(panfacial), 이마선국한형(hairline) 등으로 분류되며, 유형별로 치료 반응과 장기 예후가 다릅니다. 이 분류는 473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도출한 것으로, 진료 시 환자분께 본인의 유형과 예상되는 치료 경과를 구체적으로 설명 드리고 있습니다.

한편, 손과 발의 백반증은 모낭이 없거나 매우 적어 멜라닌세포 저장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치료가 까다로운 편입니다. 자외선에 의한 색소회복이 모낭의 줄기세포에서 시작되는 만큼 치료 난이도가 높은 부위이기도 합니다.
다만, 최근 2~3개월 이내에 새로 발생한 병변은 아직 멜라닌세포가 완전히 소실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어 치료에 반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손과 발이라 하더라도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존 병변이 더 번지지 않도록 꾸준한 관리하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연고를 도포할 때에도 흰 병변 부위만 골라 바르는 것보다 주변을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넓게 바르는 것이 새로운 탈색을 예방하는 데 더 효과적입니다.
엑시머 레이저로 안 될때 수술과 탈색치료
엑시머 레이저로도 치료가 충분히 되지 않는다는 안정기 백반증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이 됩니다. 특히 미세펀치이식술은 기술적 발전과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입술이나 손가락 끝처럼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부위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만 수술은 최소 1년 이상 질병이 안정된 상태를 확인한 후 시행하는 편입니다. 충분한 안정기를 거치지 않고 수술을 시행하면 이식 부위에서 다시 탈색이 일어날 수 있으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한편, 범발형 백반증으로 전신의 80% 이상이 진행되어색소회복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남아 있는 정상 피부를 오히려 탈색하여 전체 피부톤을 통일시키는 탈색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색소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빼는 발상의 전환이지만, 성공적으로 균일한 피부톤을 얻으면 심리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에 권장하는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탈색치료는MBEH(모노벤질에테르 하이드로퀴논) 연고와 레이저가 대표적입니다. MBEH 연고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백반증 탈색 치료제이지만, 탈색 효과가 영구적이고 타인에게 접촉 시 의도치 않은 탈색을 유발할 수 있어 국내에서는 현재 사용이 제한되었습니다.
국내에서 현재 현실적으로 시행 가능한 치료는 레이저를 이용한 탈색치료입니다. 큐스위치 루비, 알렉산드라이트, 엔디야그(Nd:YAG), 피코 레이저 등이 사용되며, 특정 파장의 빛을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조사하여 오직 멜라닌색소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원리입니다. MBEH 연고와 달리 타인에게 접촉을 통한 탈색 위험이 없고, 원하는 부위를 비교적 정밀하게 시술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탈색을 위해서는 여러 차례 반복 치료가 필요하고, 시간이 지나 색소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어 경과 관찰이 중요합니다. 탈색치료는 여러 치료 방법을 언급하였지만 어떤 방법이든 환자의 심리적 수용도와 생활 환경을 충분히 논의한 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백반증 치료 효과를 높이는 항산화제
항산화제 복용은 백반증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산화 스트레스는 멜라닌세포를 손상시키는 초기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백반증 환자에게 체내 항산화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항상화제는 이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해 멜라닌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꾸준히 복용하면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은행잎 추출물은 6개월 복용 시 80%의 환자에서 질병 진행을 억제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자외선 치료제와 병용했을 때 색소회복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폴리포디움 류코토모스(Polypodium leucotomos)라는 성분도 있는데 국내에서는 허가되지 않아 구입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대신 당귤농축분말이 실험적으로 가장 유사한 항산화·자외선 방어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실적인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당귤농축분말은 식약처 개별인정형 원료로 피부 보습과 자외선 손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이중 기능성을 인정받은 성분입니다. 또한 비타민C, 비타민E, 셀레늄, 아연 등이 포함된 종합비타민의 복용도 항산화 기능을 보완하여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색소회복을 넘어 일상관리까지
치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환자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색소회복만이 아닙니다. 엑시머 레이저를 맞다 보면 주변 정상 피부가 함께 까맣게 되는 것은 아닌지, 기미가 있는데 자외선 치료를 받아도 괜찮은지, 보톡스나 레이저 토닝 같은 시술이 백반증을 악화시키지는 않는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 백반증을 치료하는 입장에서 마음이 무겁기도 합니다.
백반증의 치료 성과는 단순히 어떤 치료법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질병의 활성도와 분포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부위별 예후를 현실적으로 이해하며, 연고 도포법이나 영양 보충 같은 일상 관리까지 꼼꼼히 챙길 때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백반증은 한 번의 치료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입니다. 그렇기에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긴 호흡으로 치료 계획을 세우고, 변화에 맞춰 전략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참고문헌]
1. Ju HJ, Bae JM. Bridging molecular mechanism and clinical practice in vitiligo treatment: an updated review. _Dermatology._ 2024;240:585–597.
2. Bae JM, Jung HM, Hong BY, et al. Phototherapy for vitiligo: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_JAMA Dermatol._ 2017;153:666–674.
3. Pasricha JS, Khaitan BK. Oral mini-pulse therapy with betamethasone in vitiligo patients having extensive or fast-spreading disease. _Int J Dermatol._ 1993;32:753–757.
4. Mehta H, Kumar S, Parsad D, et al. Oral cyclosporine is effective in stabilizing active vitiligo: results of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_Dermatol Ther._ 2021;34:e1503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구독하기
힐링백반증 구독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