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2026.03.18 | by 배정민
-
94
0
- 2026.03.18 | by 배정민
-
94
0
백반증 치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레이저는 다름아닌 308-nm 엑시머 레이저입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엑시머 레이저는 다 똑같은 거 아니냐"고 묻기도 합니다. 에너지가 있고, 자외선을 쏘는 것이니 비슷해 보일 수 있는 법입니다.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백반증 엑시머 레이저란 무엇인가
엑시머 레이저는 308-nm 파장의 자외선을 이용한 표적 자외선 치료입니다. 좁은파장 자외선B 치료(NB-UVB)같은 전신 광선치료와 달리, 백반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정상 피부에는 불필요한 자외선 노출을 피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백반증과 건선의 치료 목적으로 승인되어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현재 백반증의 1차 치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작용 기전은 전신 자외선 치료와 유사합니다. 자외선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모낭에 존재하는 멜라닌세포 전구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촉진하여 색소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엑시머 레이저는 기존 광선치료보다 색소회복이 빠르게 시작되고, 더 적은 치료 횟수로 반응을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높은 조사강도(irradiance)가 미성숙 멜라닌세포의 발달을 촉진하는 데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다만 치료 반응은 부위에 따라 상당히 다릅니다. 얼굴과 목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기대할 수 있었고, 손과 발은 반응이 가장 낮았습니다. 97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얼굴 백반증 환자의 41%가 75% 이상 색소가 회복되었던 것에 비해 손발은 약 9%에 그쳤습니다.
치료 후 홍반, 정상의 정도는
엑시머 레이저의 표준 프로토콜은 치료 후 연한 홍반이 발생하여 약 24시간 정도 지속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정도의 무증상 홍반이 적정 반응입니다. 치료는 통상적으로 주 2회, 연속되지 않는 요일에 시행합니다.
만약 치료 부위가 새빨갛게 변하거나, 통증이 동반되거나, 홍반이 24시간을 넘어 지속된다면 에너지가 다소 과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엑시머 레이저는 본래 치료 반응을 이끌어내는 에너지와 화상을 유발하는 에너지의 차이가 크지 않아, 이런 과반응이 종종 발생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물집이 생기거나 강한 홍반이 오래 가는 경우에는 냉찜질을 자주 해주시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상태를 보고 놀라실 수 있지만, 대개 백반증 치료 경과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지나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세게 쓸수록 좋을까, 저용량 치료의 근거
되도록이면 홍반 반응 없이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저용량으로 치료하면 홍반뿐 아니라 치료 부위 주변의 색소침착도 최소화되기 때문에치료받고 있다는 티가 거의 나지 않아 일상생활에 영향이 없습니다.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에 재직할 당시, 아주대학교병원 강희영 교수님과 함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백모가 없는 얼굴 백반증 환자를 대상으로 일반 용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저용량과 기존 용량의 엑시머 레이저를 비교하였습니다. 두 군 모두 프로토픽 연고를 병용하며 주 2회, 12주간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저용량군에서는 86.1%, 기존 용량군에서는 86.9%의 색소회복률을 보이며 효과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75% 이상 색소회복을 달성한 환자 비율도 양쪽 모두 83.4%로 동일했습니다.
반면, 기존 용량군에서는 44.4%에서 주변부 색소침착이 나타났고 22.2%에서 3일 이상 지속되는 홍반이나 통증이 발생했으나 저용량군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이 전혀 없었습니다. 얼굴 백반증에서 반드시 홍반을 일으킬 만큼 강한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처음 보여준 연구였습니다.오히려 높은 에너지를 반복하면 각질층이 두꺼워지는 광적응(photoadaptation) 현상이 생겨,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점점 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용량으로 시작한 뒤 반응이 부족하면 에너지를 단계적으로 올립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지금 효과가 부족한 것이 에너지가 낮아서인지, 아니면 엑시머 레이저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애초에 레이저에 반응하지 않을 부위라면 에너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더 강하게 치료한다고 안 되는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엑시머 레이저 효과를 2배 높이는 방법
엑시머 레이저의 효과를 더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프로토픽 연고의 병용입니다.
프로토픽 연고는 끈적이는 제형과 초반에 느껴지는 화끈거리는 작열감 때문에 많은 환자분들이 불편해합니다. 과연 바르는 게 의미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는 분들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바르는 것이 맞습니다. 프로토픽 연고 단독으로는 치료 성공률이 높지 않고, 엑시머 레이저보다 더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둘을 함께 쓰면 분명한 상승 효과가 있습니다.

저희 (배정민) 연구팀이 8건의 무작위 대조시험을 종합 분석한 연구에서프로토픽 연고를 비롯한 칼시뉴린 억제제를 엑시머 레이저와 병용하면 치료 성공률이 약 2배로 높아지고 치료 실패 위험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치료 초기에 병용하면 색소회복 속도가 빨라져 치료 성공에 도달하는 시간도 단축되었습니다.
프로토픽 연고는 백반증 발병에 관여하는 면역 반응을 억제할 뿐 아니라, 멜라닌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직접적으로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자외선과 면역억제 성분을 동시에 사용하면 피부암 위험이 높아지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토픽 연고는 오히려 자외선에 의한 DNA 손상과 홍반을 초기 단계에서 억제하는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이 부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치료 후에도 연고를 계속 발라야 하는 이유
백반증은 재발이 잦은 만성질환입니다. 성공적으로 치료를 마친 뒤에도 1년 내 재발률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백반증의 종류와 침범 범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상당수 환자에서 재발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기존에 백반증이 있었던 부위에 프로토픽 연고를 꾸준히 도포하면 재발 위험을 1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치료가 잘 되었다고 내원과 연고 도포를 모두 중단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방심은 금물입니다. 백반증은 치료 자체 만큼이나 치료 이후의 유지 관리가 중요합니다.
엑시머 레이저 치료 전후 주의사항
첫째, 자외선 차단제는 치료 전에 지워야 합니다. 자외선 차단제가 308-nm 자외선을 흡수하므로 레이저 에너지가 피부에 온전히 전달되지 못합니다. 치료 당일에는 차단제 없이 내원하시거나, 도착 후 치료 부위를 깨끗이 닦아내시면 됩니다.
둘째, 프로토픽 연고는 레이저 직전에 바르지 않습니다. 오전에 바르고 오후에 내원하는 경우라면 굳이 지울 필요는 없지만, 직전에 바르면 번들거리는 제형 때문에 빛이 반사되어 자외선이 충분히 침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치료 직후에 바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셋째, 과반응이 나타나면 냉찜질로 대응합니다. 물집이나 강한 홍반, 통증이 생기면 냉찜질을 반복하여 염증을 진정시켜 주세요. 대부분의 과반응은 치료 경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넷째, 규칙적인 내원이 중요합니다. 치료 효과는 궁극적으로 총 치료 횟수에 비례하지만, 주 2~3회 꾸준히 치료하면 색소회복이 더 빠르게 나타납니다. 가능한 한 일정한 간격으로 내원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소아 환자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전신 광선치료 부스에 들어갈 필요 없이 병변 부위만 치료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적용하기 수월합니다.
엑시머 레이저는 단순히 에너지를 세게 쏘는 치료가 아닙니다. 적정 용량을 찾고, 연고 병용으로 효과를 높이고, 치료 이후 재발을 관리하는 것 까지가 하나의 과정입니다. 레이저 치료의 효과는 이러한 디테일에서 갈립니다. 백반증 치료를 고려하고 계신다면, 이 글이 올바른 치료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1. Bae JM, Hong BY, Lee JH, Lee JH, Kim GM. The efficacy of 308-nm excimer laser/light (EL) and topical agent combination therapy versus EL monotherapy for vitiligo: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s). _J Am Acad Dermatol._ 2016;74:907-915.
2. Bae JM, Kwon SH, Ju HJ, Kang HY. Suberythemic and erythemic doses of a 308-nm excimer laser treatment of stable vitiligo in combination with topical tacrolimu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_J Am Acad Dermatol._ 2020;83:1463-1464.
3. Bae JM, Hann SK. Laser treatments for vitiligo. _Med Lasers._ 2016;5:63-7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구독하기
힐링백반증 구독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