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수술 후 흉터 발생 위험까지 줄여주는 '미세펀치이식술'이 지난 2019년 12월 1일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전통적인 자외선 치료나 엑시머 레이저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았던 난치성 백반증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으로 여겨져 왔기에 심각한 백반증 환자들에게 수술은 꼭 필요한 선택지 중 하나였는데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세펀치이식술은 피부를 채취하고 이식하는 과정에서 오래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고, 시술 후 '자갈밭 모양' (cobblestone appearance)의 흉터가 남을 수 있는 기존 펀치이식술의 단점을 보완한 시술로 백반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시술과 달리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시술을 망설이는 환자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었으나 6년 전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되면서 백반증 시술 치료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0.8mm에서 0.5mm로 : 미세펀치의 변화

미세펀치이식술에 관한 국내외 여러 연구들을 살펴보면 지름 0.8mm 또는 그보다 작은 0.5mm 크기의 미세펀치를 활용한 치료가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상당 부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0.8mm 미세펀치이식술을 시행한 230례를 분석한 결과, 약 75%에서 색소가 회복되었고 자갈밭 모양 흉터 발생률은 18.3%에 그쳤습니다.

나아가, 0.5mm 크기의 미세펀치를 사용하는 '피부 씨앗 기법‘ (Skin Seeding Technique, SST)은 이식 과정에서 이식 편의 표피-진피 방향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 시술 편의성을 한층 높이기도 했습니다.

뿐만아니라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위해 0.5mm와 0.8mm를 동물 실험과 임상 연구로 비교해 보았는데 0.5mm 방식은 기존의 0.8mm와 유사한 색소 회복 효과를 보이면서도 흉터 발생 위험은 더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백반증 수술, 건강보험 시대를 열다

지난 2019년 발전된 미세펀치이식술을 포함한 백반증 수술 치료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백반증 수술에 대한 급여 적용을 공식화하며 난치성 백반증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밝힌 것이죠.

건강보험 적용을 살펴보니 크게 두 가지 고시 개정으로 구체화 되었는데요. 첫째, 의료 행위를 건강보험 체계 내에 분류하는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가 개정되었고, 둘째, 백반증 치료 시 요양급여로 인정하는 세부 기준인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미세펀치이식술은 ‘전층피부이식술’ 항목으로, 흡입수포를 이용한 자가표피이식술은 ‘부분층피부이식술’ 항목으로 급여 청구가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미세펀치이식술은 이전까지 명확한 급여 근거가 없어 의료 현장에서 혼선이 있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불명확성이 해소되었는데요. 백반증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 치료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건강보험 적용의 세 가지 조건

건강보험 적용 시 주의할 점

건강보험 적용이 확정되자 실제 병원에 내원하는 많은 환자분들이 기뻐하셨습니다. 비용 부담으로 수술을 망설였던 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고려할 수 있게 되었고 의료진 역시 명확한 기준하에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유의할 점은 존재합니다.

첫째, 건강보험 적용이라 해도 본인 부담금은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동일 부위에 대한 수술은 한 해 1회 보험 적용이 인정됩니다. 따라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여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시술 전후 사진 촬영과 수술 기록지 작성 등 보험 청구를 위한 절차를 꼼꼼히 진행해야 합니다.

셋째, 수술 후에는 이식된 멜라닌세포의 생착과 색소 회복을 위해 엑시머 레이저 등 후속 치료가 병행될 수 있으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백반증 치료의 넥스트

미세펀치이식술을 비롯한 백반증 수술 치료의 발전과 건강보험 적용 확대는 백반증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환자 중심의 치료 환경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진전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기에 앞으로도 백반증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이어갈 것이며, 환자 친화적인 정책 개선이 지속되기를 희망합니다.